2025. 12. 27. (토) 16:00








기대를 넘어선 울림
2025 성동문화 나눔 송년공연 – 타악기 앙상블과 함께한 연말의 깊은 감동
2025년 12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연말의 분주함이 조금씩 가라앉는 시간에, 성동문화 나눔 송년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어떤 기억을 남기고 싶을까 고민하던 차에 만난 공연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올해의 마지막 문화 선택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시간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번 송년공연은 타악기 앙상블 공연이었습니다. 사실 클래식이나 실내악 공연은 여러 번 접해봤지만, 타악기 앙상블 공연은 처음이었기에 기대와 호기심이 동시에 컸습니다. ‘리듬 위주의 공연일까?’, ‘조금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무대 위에 펼쳐진 또 하나의 오케스트라
타악기라고 하면 흔히 드럼이나 북 정도를 떠올리기 쉽지만, 무대 위에 펼쳐진 광경은 그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마림바, 비브라폰, 팀파니, 스네어드럼, 각종 소형 타악기까지. 하나하나의 악기가 각자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풍경처럼 펼쳐졌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타악기가 단순히 박자를 만드는 악기가 아니라, 멜로디와 감정까지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악기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강렬한 리듬이 가슴을 두드릴 때도 있었고, 섬세한 울림이 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질 때도 있었습니다.
관객석에 앉아 있으면서 ‘소리가 이렇게 공간을 채울 수 있구나’, ‘리듬만으로도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타악기 앙상블이라는 장르가 왜 점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단원의 열정이 만들어낸 무대의 밀도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연주자들의 태도와 에너지였습니다.
모든 단원들이 한 곡 한 곡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서로의 호흡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피고 있는지가 객석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타악기 연주는 순간의 집중력과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 긴장감 속에서도 연주자들은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연주 중간중간 눈빛을 주고받고, 미세한 타이밍을 맞추는 모습에서 ‘이 팀은 정말 오래 함께해 온 앙상블이구나’라는 신뢰감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특히 여러 악기를 빠르게 오가며 연주하는 장면에서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 훈련과 연습의 깊이, 그리고 음악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관객으로서 그 열정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매끄러운 지휘와 따뜻한 소통 – 지휘자의 힘
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 요소 중 하나는 단연 지휘자의 존재였습니다.
지휘는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역할이 아니라, 음악의 흐름과 감정을 하나로 묶는 중심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지휘자의 동작은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웠고, 단원들과의 호흡은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곡 사이사이에 이어진 지휘자의 코멘트였습니다. 타악기와 곡에 대한 설명을 어렵지 않은 언어로 풀어주어, 처음 타악기 공연을 접하는 관객도 자연스럽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런 설명 덕분에 단순히 ‘듣는 공연’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공연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공연장을 찾은 성동구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가 느껴졌고, 그것이 무대의 온도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환상적인 마림바의 울림 – 대표 악장 윤경화 연주자
이번 송년공연에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단연 대표 악장 윤경화 연주자의 마림바 연주였습니다.
마림바 특유의 깊고 부드러운 음색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순간, 객석은 숨을 죽인 듯 조용해졌습니다. 빠른 패시지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정확함, 느린 선율에서는 숨결처럼 이어지는 감정 표현까지. 마림바라는 악기가 가진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연주였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기술적인 완성도뿐 아니라, 음 하나하나에 담긴 서사와 감정이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연주를 듣는 동안 어느새 한 해 동안의 여러 장면들이 떠올랐고, 지나온 시간에 대한 정리와 위로를 동시에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윤경화 연주자의 마림바는 단순한 솔로 무대가 아니라, 이번 송년공연 전체의 정서를 상징하는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연주가 끝난 뒤 큰 박수로 화답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타악기 공연, 성동에서 더 자주 만나길 바라며
이번 성동문화 나눔 송년공연을 통해 타악기 앙상블이라는 장르가 결코 낯설거나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오히려 리듬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요소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동구에서 이런 수준 높은 타악기 공연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반가웠고, 문화예술이 지역 안에서 자연스럽게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타악기 공연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성동구민 분들이 계시다면, 다음 기회에는 꼭 한 번 관람해 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받은 가장 좋은 선물
연말은 늘 바쁘고, 마음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피로가 쌓이기 쉬운 시기입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이번 성동문화 나눔 송년공연은 한 해를 잘 살아냈다는 위로이자, 새해를 향한 응원처럼 다가왔습니다.
기대 이상의 연주로 깊은 감동을 전해준 타악기 앙상블 팀,
매끄러운 지휘와 따뜻한 소통으로 공연의 흐름을 이끌어준 지휘자,
그리고 환상적인 마림바 연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준 대표 악장 윤경화 연주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공연 덕분에 2025년의 끝을 참 좋은 소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성동에서 이런 음악을 만날 수 있어 감사했고, 앞으로도 이런 무대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 해의 마지막에 음악으로 마음을 채우고 싶은 분들께,
그리고 타악기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싶은 성동구민 분들께
이번 공연의 기억이 작은 안내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1989년 창단 이후 쉼 없이 달려오신 앙상블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5 서리풀 송년 음악회-반포심산아트홀 (0) | 2025.12.11 |
|---|---|
| 서리풀 오후의 실내악 <러시아의 향수> (0) | 2025.12.03 |
| 2025 국립서울현충원 가을음악회 - 찬란한 빛, 선율로 피어나다 (0) | 2025.11.28 |
| 성동 명사 특강 - 건축가 유현준 (0) | 2025.11.27 |
| '시편에 설레다' 바오로딸 북콘서트 (0) | 2025.11.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