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7.(목) 19:30






가을의 끝자락에서 만난 음악,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 가을음악회
찬란한 빛, 선율로 피어나다
2025년 11월 27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가을음악회
**「찬란한 빛, 선율로 피어나다」**에 다녀왔습니다.
늦가을의 차분한 공기 속에서 열린 이번 음악회는, 음악 그 자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장소가 주는 의미까지 더해져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현충관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여러 번 찾은 적이 있었지만, 현충관 내부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 행사 전부터 묘한 설렘과 함께 자연스러운 경건함이 느껴졌습니다. ‘이곳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기대와 함께 말입니다.
처음 마주한 현충관,
묵직하지만 따뜻했던 공간
현충관에 들어서는 순간, 공간이 주는 분위기가 먼저 다가왔습니다.
화려함보다는 단정함, 소란스러움보다는 절제된 엄숙함이 느껴졌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이곳이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호국영령들에 대한 기억과 예우가 담긴 장소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공간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인상 깊었습니다.
공연을 ‘즐긴다’기보다는, 음악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익숙한 선율이 주는 편안함
이번 가을음악회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그램의 친숙함이었습니다.
클래식을 잘 아는 분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고 난해한 곡이 아니라, 멜로디만으로도 감정이 전해지는 음악들이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렸고, 공연 내내 편안한 상태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이 주는 특유의 거리감 대신, ‘아, 이 곡 알아’라는 반가움이 먼저 다가왔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늦가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선율들이 많아, 음악을 듣는 동안 머릿속에는 어느새 지나온 시간들과 개인적인 기억들이 조용히 겹쳐졌습니다.
현충원의 음악회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
이날 음악회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아무래도 장소가 가진 의미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뜻깊은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은, 일반 공연장에서 듣는 음악과는 분명히 다른 울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곡, 한 곡이 단순한 연주를 넘어
‘기억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졌습니다.
음악이 끝나고 박수가 이어질 때에도, 자연스럽게 소리가 낮아지고 박자의 결이 정제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조차도 이 공간이 만들어낸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공연을 감상하는 내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놓여 있다’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자주 잊고 지내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전해진 감사의 마음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음악회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다는 점입니다.
연주자들의 태도와 관객들의 분위기 모두가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마음 한켠에서는 자연스럽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말로 직접 표현하지 않아도, 음악을 통해 충분히 전해질 수 있는 감사의 감정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호국영령들께서 잠들어 계신 이 공간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배려이자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을의 끝에서 남은 여운
공연이 끝난 후 현충관을 나서며,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오히려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음악회가 남긴 여운 때문이었을까요.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은 한결 차분해졌고 생각은 조금 더 깊어졌습니다.
이번 가을음악회는
‘좋은 음악을 들었다’는 감상에 그치지 않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조용히 돌아보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음악이 피어난 자리, 그리고 감사
**「찬란한 빛, 선율로 피어나다」**라는 제목처럼,
이날의 음악은 분명 현충관이라는 공간 속에서 찬란하게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선율은 단순히 귀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오래 남아 조용히 울리고 있습니다.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뜻깊은 장소에서
이처럼 의미 있는 음악회를 마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감사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계속 이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기억하고, 감사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봅니다.
늦가을의 끝자락,
조용히 마음을 밝히는 빛 같은 음악을 만난 하루였습니다.
덧..만족도조사는 핸드폰으로 할 수 있었으면 하고, 공연의 물을 흐리는 관객에 대한 진행요원의 제재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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