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 2025. 11. 22. 17:59

'시편에 설레다' 바오로딸 북콘서트

 

 

 

 

 


바오로딸 수도회 북콘서트

〈시편에 설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난 작은 떨림

지난 11월 22일 토요일 오전 11시, 저는 바오로딸 수도회에서 열린 북콘서트 **〈시편에 설레다〉**에 다녀왔습니다.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성경과 영성에 관한 책을 가까이하며 살아왔지만, 사실 북콘서트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북콘서트’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과 함께, 시편이라는 영적인 주제를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기회가 과연 어떤 경험일지 살짝 기대도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낯선 자리일까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었는데, 그 모든 감정을 부드럽게 녹여 준 것은 바오로딸 수녀님들의 친절한 안내와 따뜻한 분위기였습니다.

수녀님들이 만들어 주신 편안한 시작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수녀님들의 환한 미소가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바쁜 행사진행 속에서도 차분함과 배려가 느껴졌고, 처음 방문한 사람도 전혀 낯설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자리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이 묻어나는 그들의 태도 속에서, 저는 ‘아, 역시 수도회가 준비하는 행사는 뭔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사람이 지닌 평화로운 기운이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느낌이었달까요. 처음부터 마음의 긴장이 풀리며, 오늘 이 시간은 아마도 제게 특별한 의미로 남겠구나 조심스레 예상했습니다.

책 속의 문장이 ‘목소리’가 되어 흐르는 순간

이번 북콘서트는 책 〈시편에 설레다〉의 저자가 직접 참여해, 독자들과 함께 시편의 말씀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책을 읽을 때와 저자의 육성을 직접 들으며 문장과 의미를 받아들일 때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각 시편 구절에 담긴 배경과 묵상의 흐름,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된 개인적인 영적 여정을 들려주었습니다. 책에서는 보이지 않던 저자의 표정과 숨결 같은 것이 말과 함께 전해졌고, 그것은 마치 시편이 제 마음 가까이로 깊이 다가오는 경험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저자가 어려운 신학적 표현이나 추상적인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일상에서 우리가 만나는 하느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주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기쁨, 슬픔, 불안, 감사,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떨림들을 시편과 연결해 주는데, 그것이 참 따뜻하게 와닿았습니다.

 

행사 전체를 감싸던 평화로운 분위기

북콘서트는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담백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공연이나 이벤트처럼 화려함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단정함과 고요함 속에서 ‘말씀’이 가진 힘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책에 담긴 구절을 직접 낭독하며 글의 감정을 설명해 주었는데, 그 목소리가 잔잔하면서도 따뜻해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 주었습니다. 시편에 담긴 기도와 탄식, 감사와 찬양이 저자의 해석을 거쳐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졌고, 저도 모르게 ‘말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느낀 특별함

저는 평소에도 시편을 좋아합니다. 힘겨울 때는 시편 23편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고, 기쁨이 넘칠 때는 시편 118편의 감사 찬송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런데 이번 북콘서트는 시편을 ‘개인 묵상’으로만 보지 않고,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는 기도’로 바라보는 첫 경험이었습니다.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성경의 말씀을 저자와 독자, 그리고 수도회 공동체가 한 공간에서 함께 나누고 호흡하는 시간은 제게 새로운 차원의 영적 체험이었습니다. 기도는 입술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마음을 두드리는 과정에서도 탄생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음에도 꼭 오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행사가 끝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단지 책의 내용을 들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책을 쓴 사람과 그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나눈 마음의 울림’이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 참여한 가톨릭 북콘서트였지만, 이 경험은 제게 ‘다음에도 꼭 참석하고 싶다’는 진심 어린 바람을 남겼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결국은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라면, 북콘서트는 그 문을 함께 열어 보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오로딸 수도회에서 준비한 이 행사는 단순한 독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신앙인들이 말씀 안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고 위로하는 영적인 작은 축제였습니다. 저는 이 소중한 경험을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마무리하며

〈시편에 설레다〉 북콘서트는 저에게 ‘말씀 앞에서 새롭게 서는 기쁨’을 선물한 시간이었습니다. 수녀님들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었고, 저자의 진솔한 음성과 설명을 통해 시편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이런 자리가 다시 마련된다면, 주저하지 않고 또 참석하고 싶습니다.
영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시편처럼, 오늘의 이 경험도 제 마음 안에서 잔잔한 울림으로 오래 머물 것입니다.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