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2012) : 종교와 믿음에 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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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건 굴절된 진실

지난 10여 년간의 할리우드 개봉 영화들은 각색된 영화의 개봉이 꽤 많았던 것으로 보면 원작에 대한 사랑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소설과 작품들이 영화로 재탄생되면서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년과 호랑이가 작은 배에서 살아남아 망망대해에서 방랑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원작을 넘어서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안 감독은 원숙한 능력으로 독립성을 드러내며 소설보다 한 단계 넘어서는 면을 보여줍니다. 소설 속의 글자들이 감독의 연출로 스크린에서 선명한 영상으로 구현됩니다. 영화만이 보여 줄 수 있는 환상의 극치입니다. 이안 감독이 처음 '파이 이야기'를 영화화 제안을 받았을 때 흥미로운 영화였지만 문학적인 소설 표현을 영화로 구현하는 문제 또 달라서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종교적이며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도 또 다른 복병이었습니다. 장고 끝에 영화 제작을 시작하고 3D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영화는 4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완성되었으며 개봉 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3년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포함한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와 문학적 스토리의 재미 그리고 감상이 끝난 후 곱씹게 되는 심도 있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결말로 알 수 있는 영화가 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강력한 에너지를 받습니다.

파이의 표류일기

1954년 사업가이며 동물원을 운영 중인 아버지는 어릴 적 서양의학의 도움으로 소아마비를 치료하면서부터 종교보다는 이성을 우선시합니다. 엄마는 대졸자이며 파이에게 종교 이야기를 책으로 읽어줍니다. 12세의 파이는 가톨릭뿐만 아니라 이슬람에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힌두교를 포함해 3가지 종교를 믿는 파이에게 이성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파이는 동물원의 호랑이에게 영혼은 실제 한다며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을 줍니다. 나라의 사정이 불안정해지자 아버지는 온 가족과 동물원의 동물들까지 캐나다로 이민을 준비합니다. 화물선을 타고 이동하던 중 폭풍우가 심하게 치던 밤에 선실까지 물이 들어오자 모두가 탈출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요리사와 선원이 파이를 구명보트에 태우는 순간 얼룩말 한 마리가 보트에 순식간에 타는 바람에 보트가 바다로 추락합니다. 파이와 얼룩말은 보트에 타게 되고 오랑우탄과 하이에나와 함께 보트를 타고 표류하게 됩니다. 하이에나가 다친 얼록 말을 죽이고 오랑우탄마저 죽입니다. 이때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리처드 파커)가 하이에나를 죽입니다. 파이와 리처드 파커는 작은 보트에서 공존합니다. 바다에는 상어, 보트에는 호랑이 때문에 고통스러운 파이는 비상식량이 있어 어찌어찌 지내게 됩니다. 파이는 파도가 심하게 불던 어느 날 하늘을 향해 울부짖습니다. 리처드 파커에게도 맞서 싸워보자고 합니다. 한없이 내리는 비와 경황없이 몰아치는 파도에 휩싸여 신에게 자신을 맡깁니다. 다음날 파이는 알 수 없는 섬에 도착하고 먹을만한 열매를 발견합니다. 이 섬은 밤이 되면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식인섬임을 알게 되어 그 섬을 떠납니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던 파이는 삶을 끝내려고 하며 마침 도착한 신비한 섬에서 리처드 파커와 작별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인근을 지나던 선박에 의해 구조됩니다. 일본 선박회사에서 파이의 살아 돌아온 과정을 들어보려 옵니다. 리처드와의 험난했던 여정에 대한 이야기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파이는 믿지 못하는 그들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 이야기는 잔인하고 처절한 내용입니다. 보트에 올라 살아남은 사람은 넷이었습니다. 선원, 주방장, 엄마, 파이입니다. 얼룩말은 선원, 주방장은 하이에나, 파이는 리처드 파커, 엄마는 오랑우탄이었던 것입니다. 부상을 입은 선원을 살해해서 미끼로 사용하자는 주방장과 엄마는 마찰을 빚습니다. 선원은 결국 살해됩니다. 주방장이 파이를 때리는 행패를 부리자 엄마와 주방장은 싸우게 되고 주방장은 엄마를 죽이게 됩니다. 이에 격분한 파이가 주방장을 죽인 이야기입니다. 처음의 이야기에서 리처드 파커는 파이의 본능으로 인식됩니다.

 

보내는 과정으로써의 삶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파이의 이야기는 대단히 신비롭고 경탄을 불러일으킬만한 내용입니다.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이야기라 들은 대로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진실을 이야기하자 멈칫하게 됩니다. 불편한 진실은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진실을 듣고도 다시 묻습니다. 우리 모두는 거짓된 진실을 믿고 싶습니다. 파이는 조난 경험으로 인해서 신앙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종교를 가르치는 교수를 선택한 이유도 아마 그때의 경험 때문일 것입니다. 그에게는 종교란 사람이 살면서 살아내야 할 지금 이 시대의 괴로운 현실에 대한 것입니다. 고통 속에서 그 의미를 깨닫고 살면서 곁을 떠난 존재가 있음에도 지속적인 삶을 이어갈 목적을 가져야 합니다. 영화 초반에 파이의 엄마는 힌두교의 신 크리슈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크리슈나의 입속에는 우주가 담겨 있고 우리가 나누는 내용에 따라 의미 없는 비극일 수도 슬픈 여정일 수도 있습니다.

해외 관람평

1. 지난밤에 NYFF에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믿을 수 없는 영화이고, 진정한 영화적 성취이며, 고전적이며 오스카상을 수상한 최초의 3D 영화가 될 것입니다. 몇몇 장면들은 너무 아름다워서 관객들은 그것을 숨죽이며 보고 있습니다. 나는 감동을 받았고 이전에는 영화를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동안 마법에 걸린 것 같은 착각을 느꼈습니다. 영적 주제는 단순하고 깊으며 어떤 대답보다 믿음과 믿음에 대한 의문을 더 많이 제기합니다.

2. 이안 감독은 최신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로 현대 영화감독들 중의 한 명으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그의 영화는 가장 아름다운 특수 효과와 훌륭한 배우들을 사용하여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그것은 생존 이야기 그 이상의 우정이 아닌 믿음에 관한 것입니다. 감독은 지루한 영화가 아닌 고독한 청년을 다룬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그가 가진 모든 도구를 동원합니다. 어린 파이와 어른 파이가 모두 내레이션을 맡았고, 늘 음악을 사용해 불편한 침묵을 위한 공간이 없고 장면의 리듬이 빠른 점이 흥미롭습니다. 

3. 영화는 내가 일 년 내내 겪은 가장 놀라운 영화 경험 중  하나입니다. 예술감독 및 영화 촬영 부문 오스카는 이미 받은 것과 진배없습니다. 영화는 청렴결백한 아름다움과 깊은 만족감을 주는 드라마로 관객들에게서 너무 많은 힘과 감정을 짜내면서 동시에 맥이 빠지는 느낌을 남깁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의 주인공도 똑같이 느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