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2017년 개봉한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토이 스토리 3의 리 언크리치가 감독, 달라 K. 앤더슨이 프로듀서 한 영화입니다. 2012년 '죽은 자(망자)의 날(Dia de Muertos)'이라는 임시 제목으로 제작 중이라고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멕시코의 시골에 사는 12살 소년 미구엘이 사후의 신기한 존재들을 만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해 가는 내용입니다. 제75회 골든 글로브상 애니메이션상을 수상,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상과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픽사 애니메이션 중에서 2번째로 백인 주인공이 아닌 영화입니다. 첫 번째 픽사 영화는 Sanjay's Super Team이라는 영화입니다.
죽은 가족들의 도움
미구엘은 멕시코에 살고 있으며 대가족의 막내로 세계적인 음악가를 희망하는 소년입니다. 그는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 델라크루즈'와 같이 유명해지는 것입니다. 그는 'Remember me'라는 대표곡이 있으며 공연 도중 큰 종에 깔려서 사망하게 됩니다. 미구엘은 가족 몰래 그의 영상을 찾아보고 그의 노래를 따라 불러 보곤 했습니다. 멕시코 '망자의 날' 행사에 가기 위해 매일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미구엘이 음악 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이유는 미구엘의 증조할머니 코코의 아버지(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위해 아내와 딸 (코코)를 버리고 떠나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은 미구엘에게 자신의 꿈보다 가족이 더 중요하다며 미구엘에게 음악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미구엘 가족들은 전부 구두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미구엘도 그 길을 가야 하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구엘은 음악만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데 제단 위 제사 사진을 보니 미구엘의 증조할머니 코코의 아버지가 델라크루즈였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말하니 가족들은 기타를 부숴버렸습니다. 그래서 집을 나온 미구엘은 에르네스토 델라 쿠르즈가 자신의 죽은 고조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의 기타를 훔치려 에르네스토 사당으로 갑니다. 그 기타를 연주하는 순간 죽은 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미구엘은 사망한 그의 가족들을 만나지만 자신은 죽지 않고 살아있습니다. 미구엘이 다시 현실로 돌아오려면 죽은 가족의 복을 받고 저주를 풀어야 다시 현실로 갈 수 있습니다. 고조할머니 '이멜다'의 복을 받으려 했지만 이멜다는 다시는 음악을 안 하겠다고 하면 축복을 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구엘은 에르네스토에게 복을 받으려 합니다. 미구엘은 도망치던 중 '헥터'라는 해골과 마주치게 됩니다. 헥터는 현실의 사람들에게 많이 잊혀서 그런지 형태가 점점 보이지 않게 되어 갑니다. 현실 세계에서 잊히면 저승세계에서도 없어지게 됩니다. 미구엘은 집으로 가기 위해 악전고투하면서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다시 돌아가는 것과 저세상에서 자신의 고조할머니 이멜다와 고모 삼촌 등과 힘을 모아 자신의 할아버지인 헥터를 살해하고 모든 공적을 빼앗은 델라 크루즈를 응징합니다. 현실의 후손들이 죽은 이들을 더 이상 기억하지 않을 때 완전히 사리지는 것을 막기 위해 헥터의 딸인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코코에게 돌아가서 헥터가 어린 시절 불러주던 'Remember me'를 불러주고 코코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기억을 되살려 줍니다. 헥터는 소멸되지 않은 채 오해로 벌어진 부인과 가족들과 '망자의 날'에 떳떳하게 오면서 살아있는 이들과 죽은 이들 모두가 기억하고 즐기는 즐거운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멕시코 전통인 망자의 날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망자의 날 Dia de Los Muertos 은 멕시코 고유의 명절입니다. 날짜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으로, 마지막 날인 11월 2일은 국가적인 공식 휴일입니다. 원래는 아즈텍 제국 시절까지도 거슬러 올라가는 명절이며 가톨릭과는 무관한 행사였으나, 멕시코인들이 대부분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가톨릭의 모든 성인 대축일, 11월 1일과 위령의 날, 11월 2일에 편입되어 명절이 되었습니다. 명절에는 음식과 고인의 사진이 상에 놓이며, 조상이나 가족들의 제사를 지냅니다. 이때 죽은 조상을 의미하는 해골 모형과 멕시코 국화 Mexican marigold 꽃잎으로 집을 치장하며 해골 분장을 하고 길에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문화 또한 영화의 중요한 동기가 됩니다. 대부분 멕시코가 배경 영화들은 인신매매나 마약사범들이 나오는 범죄물들이 많지만 이렇게 따뜻하고 감흥이 있구나라는 사실이 무척 좋았으며, 무지몽매함에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신발을 만드는 가업을 이끌어가는 미구엘의 집안에서는 오래전 우리나라의 집단 같은 시끄럽지만 정이 넘치고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보살피는 모습과 비슷하며, 집안에 사망하신 가족분들의 사진을 올려 넣고 음식을 차려놓는 전통은 마치 우리의 제사와도 같은 모습이라 신기했습니다.
그리워하고 기억해 주고 사랑하는 우리들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영화 코코를 보고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아무도 나를 기억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어쩌면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나를 기억해준다는 것은 나와의 시간과 생각을 함께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며, 그 기억들이 가슴에 남아 있어서 잊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나를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어쩌면 기억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 영화 속에서는 나타납니다.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써 그 사람은 언제까지나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비록 사후세계일지라도 말입니다. 그 사람은 현실에서 사라지더라도 그의 모든 것은 내 마음속에 남아 함께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것들이 얼마나 귀한 감정인지 이 영화에서는 아주 재미있고 밝고 즐겁게 알려줍니다. 아무도 세상에 혼자 실재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만 남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린 혼자인 적은 없었고 혼자일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그 누군가를 잊지 않는다면 그리고 나를 기억하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말입니다. 또한 죽는다는 것은 끝이 아니고 현실과 저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주제가 되었던 멕시코의 전통 명절인 '죽은 자의 날'을 너무나 잘 담아냈습니다. 항상 삶과 죽음이라는 단어에 무서움과 걱정이 있었지만 사후세계를 이렇게 묘사할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스토리도 너무나 좋고 미구엘과 헥터의 노래도 참 좋았습니다. 'Remember me' 사실 죽었다는 사실보다 누군가에게 기억에서 잊힌다는 것은 참으로 슬프게 다가옵니다. 온 가족이 다 같이 보면 좋을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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